사일리지(silage, 담근 먹이, 엔실리지)
한국 사람이 김치를 먹듯 K-한우라면 당연히 조사료 김치를 먹어야죠. 사일리지는 소가 먹는 김치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풀이 많이 생산될 때 김치 담그듯 사일리지 만들어 놓으면 건초 걱정 없이 소한테 먹일 수 있어요. 우리나라 같이 4계절이 있고 변화무쌍한 나라에서는 사일리지 만드는 것이 풀을 저장하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사일리지는 수분 함량이 많은 풀을 사일로(silo, 사일리지 만드는 용기)에 진공 저장해서, 유산균 발효를 시킨 다즙질 사료입니다. 사일리지로 만드는 목초의 예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총체 보리(청보리), 옥수수, 수단그라스 등이 있습니다. 사일리지를 만드는 이유는 생초의 저장 중에 양분의 손실을 줄이면서, 저장은 오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은 원형의 곤포 사일리지로 논밭에 흰색의 마시멜로 모양의 큰 덩어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일리지는 유산균을 이용해 발효시킨다
사일리지를 뜯으면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좀 시큼하면서 발효가 잘 된 냄새에요. 유산균이 일을 잘해서 발효가 잘 되었을 때 나는 냄새인데요. 보통 사일리지를 만들 때 발효가 잘 되도록, 미생물(유산균)을 첨가해서 만듭니다. 미생물 첨가제를 따로 안 넣어줘도 유산균이 활동하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더 빨리 유산균이 활동을 해서 품질 좋은 사일리지를 만드려고 하는 겁니다. 유산균이 빨리 활동을 해야, 사일리지 내 산도가 산성화가 되고, 산성에 약한 부패균들이 힘을 못 쓰거든요. 그렇게 되면 김치처럼 저장이 가능한 것이죠. 게다가 유산균은 사일리지 소화율에도 도움이 돼요.
사일리지 발효 단계
발효 1단계 | 발효 2단계 | 발효 3단계 | 발효 4단계 | 발효 5단계 |
식물 호흡 | 초산균 발효 | 유산균 발효 | 유산균 발효 | 숙성 |
호기성 세균 | 혐기성 세균 | 혐기성 세균 | 혐기성 세균 | 모든 세균 억제 |
pH가 6~5 | pH가 5 이하 | pH 4.2~3.8 | pH 4.2~3.8 |
발효 1단계 : 처음에 사일로에서 식물은 호흡을 하게 됩니다. 아직 이 단계에서는 산소가 많으므로, 부패와 관련이 있는 세균들이 번식을 하게 됩니다. 사일리지 제조에 도움이 안 되는 단계지요.
발효 1단계 = 호흡 작용에 의한 영양분 손실 발생 + 소화율 저하 (열로 인한 풀의 단백질 변성)
발효 2단계 : 발효 1단계에서 호기성 세균들이 산소를 다 이용해 버려서 산소가 없어지게 됩니다. pH가 6~5 정도 일 때는 초산균이 활동합니다. 초산균은 유산균보다 발효로 인한 손실량이 커서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발효 3단계 :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유산균이 등장합니다. 초산균이 활동하면서 pH를 산성화 시켜서 pH가 5 이하가 되면 유산균이 활동할 무대가 만들어집니다.
유산균(젖산균)은 식물의 가용성 탄수화물 (당분, 전분 등 포함됨)을 이용해서, 유산(젖산)을 만들어 냅니다. 유산(젖산)이 많아지게 될수록, 사일리지 내 pH(산도)가 점점 낮아집니다. pH가 낮아진다는 것은 산성화 되어간다는 건데, 산성화 되면서 좋은 점이 나쁜 균들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오랜 시간 동안 저장이 가능한 거고요. 산도가 계속 내려가다 보면 유산균을 포함한 모든 세균들이 활동을 억제하게 되는 수준까지 오게 됩니다.
발효 4단계, 발효 5단계 : pH 4.2~3.8 정도로 유산균을 포함한 모든 세균들이 활동을 멈춘 안정 상태가 됩니다. 오래 둘 수록 사일리지 안에 있는 세균들이 죽습니다.
유산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 = 식물의 당분 함량이 충분할 것 + 산소가 없을 것(혐기성) + 적당한 수분이 있을 것(수분이 많으면 양질의 발효가 어렵다)
발효 6단계 : 낙산 발효로 인해 사일리지 불량품이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유산균의 활동이 충분하지 못 해서 산도가 pH4.2~3.8로 되지 못한 경우, 낙산균이 등장하게 됩니다. 낙산균은 당분과 유산균의 유산을 분해해서 자랍니다. 낙산균이 왕성하게 활동하게 되면, 사일리지의 단백질을 분해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사일리지를 부패시킵니다.
유기산 생성 순서
초산 | 유산 | 낙산 |
사일리지에 도움 안돼 | 사일리지에 도움 완전 돼 | 사일리지에 도움 안돼 |
사일리지는 산소를 싫어해요
사일리지는 만들고 나서 약 30~40일 후부터 소가 먹을 수 있어요. 원형의 곤포 사일리지를 개봉을 하게 되면 공기가 유입이 되고 공기를 좋아하는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집니다. 호기성 세균이 내뿜는 호흡 열로 인해 사일리지 온도는 올라갑니다. 온도가 30도 이상 지속되면 호기성 세균뿐만 아니라, 효모, 곰팡이가 번식하고 이와 같은 2차 발효(부패, 변질)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히 여름에 뜯은 사일리지는 금방 먹이도록 합니다. 사일로에 저장한 사일리지도 마찬가지로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야 합니다.
왜 알팔파는 사일리지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을까?
화본과 목초는 탄수화물과 당분이 많아서 유산균 발효가 잘 되므로 사일리지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두과 목초는 탄수화물과 당분이 적고 단백질이 많습니다. 유산균 발효가 잘 안 되므로 사일리지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수용성 탄수화물(WSC)에는 유산균이 이용할 수 있는 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당분류입니다. 수용성 탄수화물에는 포도당, 과당 등이 들어 있습니다. 가용성 탄수화물(WSC) 함량이 높은 순은 옥수수, 오차드 그라스, 알팔파입니다.
알팔파는 수용성 탄수화물(WSC) 함량이 낮아서, 발효가 잘 되지 않습니다. 유산균의 밥이 되는 수용성 탄수화물 함량이 낮은 경우는 마지막 발효 단계 pH인 pH 4.2~3.8까지 내려가질 못하기 때문에 사일리지가 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사일리지는 완충력이 높습니다. 완충력이란 외부의 작용으로부터 현상을 유지하려고 버티는 힘인데 완충력이 높으면 외부의 자극에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일리지는 pH가 빨리 떨어져서 유산균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데, 완충력이 높아서 pH가 빨리 떨어지지 못하면, 발효 1단계처럼 사일리지 발효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단계를 빨리 벗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사일리지의 적정 수분함량은 70% 정도
사일리지의 장점
-연중 싸고 품질이 좋은 조사료를 소에게 급여할 수 있습니다.
-많은 풀을 균일한 품질로 저장이 가능합니다.
-건초에 비해 날씨 영향을 덜 받습니다. 그래서 품질이 좋은 조사료를 만들 수 있어요.
-기계화하기 쉬워서 노력이 적게 듭니다.
-저장 시 영양분 손실이 적어서 경제적입니다.
-건초에 비해서 단백질, 비타민, 카로틴 함량이 높아요.
-생초 급여에 비해, 질산태 질소 및 청산 중독을 감소시킨다.
-발효 과정으로 인해, 일부 기생충 및 잡초 종자의 생존율을 감소시킨다.
-먼지가 적다.
-고창증 위험이 없다.
-다즙질 사료 급여가 가능합니다.
-기호성이 좋습니다.
-건초보다 저장 공간이 적게 듭니다. (같은 면적이라면 건초보다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건초보다 화재 위험성이 줄어듭니다.
사일리지의 단점
-건초에 비해 수분함량이 높아 무게가 나가서 운송에 어려움이 있다.
-사일리지 제조 시 일시에 많은 노력이 투여된다.
-저장기술에 따라 손실이 클 수도 있다.
-새어 나온 즙으로 인해 수질 오염 우려가 있다.
-건초보다 유통성과 관능평가가 부정확해서 시장성이 낮다.
-꺼낸 후 2차 발효로 인한 추가 손실이 있으니, 급여 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일리지를 만드는데 기계, 설비 등 비용이 들어간다.
-건초에 비해 비타민D 함량이 적다.
-송아지에게 급여 시 설사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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